고객이 나에게 미안해하셨다. 자꾸 마음이 바뀐다는 이유였다.
직접 보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두바이로 이사 오기 전부터 함께 집을 찾았다. 예산과 출퇴근, 평소 생활을 놓고 지역별 비교 자료와 매물을 준비했다. 입국하면 그 선택지들을 직접 확인해볼 참이었다.
그런데 도착해서 둘러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마음에 드는 집을 봤다가도 다른 지역을 다녀오면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비교표에서 괜찮아 보이는 곳과, 실제로 살고 싶은 곳은 달랐다.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아직 살아본 적 없는 도시였다. 직접 본 뒤에도 처음 생각을 그대로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대출 준비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는 먼저 임대로 살아보며, 매수할 집을 천천히 찾기로 했다. 나는 바뀐 조건으로 매물을 다시 찾았다.
매수 상담으로 시작했지만, 첫 계약은 임대가 됐다. 다만 이번 집은 들어갈 때만큼, 나갈 때의 조건이 중요했다.
이번 임대는 나갈 때의 조건도 중요했다
마음에 드는 집을 언제 사게 될지는 몰랐다. 그때 임대 계약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부담이었다.
그래서 집을 찾는 동안, 그 집을 떠날 때의 조건도 함께 협의했다. 가격과 입주일뿐 아니라 중도 퇴거 통보 기간과 위약금까지.
원했던 조건을 전부 얻지는 못했다. 위약금 없이 나오는 조건은 합의되지 않았다.
중간에 나갈 수 있다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얼마나 미리 알려야 하는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 미리 낸 임대료 중 남은 기간의 금액은 어떻게 돌려받는지. 이번 거래에서 실제로 합의한 내용을 계약서에서 다시 확인했다.
서명하기 전에는 고객과 그 부분부터 짚었다. 집을 사게 됐을 때 이번 임대를 정리하려면, 어떤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고 계셔야 했다.
좋은 조건에 계약했다는 말만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원했던 조건과 실제 계약서에 적힌 조건은 다르니까.
매수는 기다려도, 생활은 시작돼야 했다
집은 정해졌다. 이제 고객이 그 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할 차례였다.
수표 준비에 맞춰 서명과 전달 일정을 잡고, 집주인 서명과 영수증을 확인했다. 임대 등록, 전기와 수도 연결을 안내하고 이사 허가를 신청했다. 청소와 열쇠 수령 일정도 맞췄다.
입주 후 불편한 부분이 생겼을 때는 상대 에이전트와 다시 연락했다.
처음 연락하신 목적은 매수였고, 그 계획은 지금도 그대로다. 요즘도 필요한 서류와 동네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다만 처음과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이제는 두바이에 살면서, 다음 집을 고르고 계신다.
